뜰에서




















평일 오후 한산한 시간이긴 했지만 관람객 중 남자는 한명도 볼 수 없었던 전시.

@성곡미술관




오늘 받았다. 기대하고 있는 덕순님 전시























시청 로뎅갤러리 김아타 사진전 - 광화문 미스터 도넛 - 홍대 중심가 인파를 피해 골목을 거닐다 상수동 시절의
봉추찜닭으로 배를 채웠다. /20080413
저녁부터 황사가 심할것으로 예상된다는 화창한 토요일 오후. 종로3가에서 인사동으로, 인사동에서 안국동으로 햇빛을 쬐며 걸었다.
희번덕거리는 눈과 닭잡아먹은 듯한 붉은 물감을 얼굴에 칠하고 검은 머리를 산발한 여자 사진이 크다랗게 쇼윈도우 안에 들어있는 모습을 평범한 두 카메라동호인들이 촬영하고 있길래 뭔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쿠사마 야요이였다. 미술관과 달리 갤러리는 선뜻 들어가기가 꺼려지지만 다른이도 아닌 쿠사마 야요이라 묵직한 나무문을 밀고 한옥건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쿠사마야요이의 DOT로 뒤덮힌 비너스상 세개가 세워져있고 마당을 둘러싸고 ㅁ자 구조 한옥 내부 벽면에 그녀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 도트와 그물망으로 그려진 정물 등의 팝아트(?? 실제 앤디워홀의 작품들과 유사성이 많다. 논란이 됐던 작품들도 있다는데 시기적으로 그녀가 앤디워홀보다 앞섰던것 같다) 작품들은 거의 처음 봤는데(내가 아는 그녀의 작품은 주로 강렬한 도트무늬 설치작품들) 모작을 해서 방에 걸어놓고 싶다 생각할 정도로 색과 조형이 뛰어났다.


구멍이 여러군데 뚫려있는 박스형 설치작품이 두 개 있었는데 구멍 안을 들여다보면 마치 메트릭스나 큐브같은 영화의 컴퓨터 그래픽처럼 공간을 꽉 채운 거울 조각에 안을 들여다보는 내 얼굴이 다각도로 둥둥 떠있다. 머리만 잘 쓰면 청계천 재료상에 주문해서 제작도 할 수 있겠다 싶어 유심히 상자 밖과 안을 들여다 보았지만.. 가능 할지는 모르겠고. (다시가서 사진찍어와야지)

이 여자의 전시를 보고 새삼 느꼈지만 (특히 비치되있던 관련 아트북) 미술이나 음악 등 대부분의 예술이란게 60년대를 절정으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어졌다.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의 시시함을 현재의 작가들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물론 아직도 살아서(오랜 정신질환을 앓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고 계시는 야요이 할머니 같은 분은 예외가 되겠다. /20080315

“어느 날인가 테이블 보에 있는 빨간 꽃의 패턴 무늬를 보고 있었어요 그리곤 위를 보았는데 천정이며 창문이며 벽이며 결국은 모든 방과 심지어 내 몸까지도 온 세상을 같은 패턴의 무늬가 덮고 있는 거에요 내 자신이 마치 무한한 시간과 공간속에서 회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 속에서 다른 것은 전혀 무의미한 존재가 되버리는 것을 깨달았어요..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것이 아닌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같았죠. 그 연속적인 빨간 꽃들에게 나의 인생이 뺏기지 않으려면 달아나야 했고, 결국 계단 위로 마구 올라갔죠. 내가 지나간 아랫 계단들은 점차 분리되어 갔고, 결국 발목을 다치며 계단 아래로 떨어졌어요."

꼭 보고 싶었던 전시였는데 끝나기 전 주말 겨우 관람. 이제까지 접한 유명한 전시들과 다른 성격의 러시아 리얼리즘 미술 작품전.(칸딘스키 작품 조금 걸어놓은게 이질적이었다. 그냥 칸딘스키 제외하고 러시아 거장전만 했으면 더 좋았을 뻔) 좋았다.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을 검색해보니 직접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소스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검색 걸리는 이미지의 화질, 색깔 다 사실과 다르고 후지기 짝이없음. 러시아의 거장이라는 마소예도프(myasoyedov) 구글 검색해봐도 러시아가 서양미술의 변방이구나 싶은 실망스런 결과. 도록을 찾아보는편이 나을거같다. /20080224

마소예도프, <지방자치회의 점심식사>
마소예도프, <수확>
키브셴코, <농가의 깃털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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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4

나는 지금 서른인데 바스키아는 스물여덟에 죽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이룬 것이 많은 인물은 단명하는 법인가 보다.
그는 별다른 철학없이 몸이 내맡기는대로 그리고 긋고 쓰고 붙이고 발라댄 화가다.
다작이지만 어느 한 작품 지루한 것이 없다.
거침없는 그 재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질투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도 눈에 띄는 재능이라 일찍이 성공하고 스타가 되고 곧 죽게되고..
시끌벅적한 갤러리에서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왠지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어쨌든 그는, 죽은지가 이십년 가까이 됐어도 여전히 스타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에대해 더 알고싶다면 95년쯤에 제작된 영화 '바스키아'를 보는것도 괜찮다.
데이빗 보위가 앤디 워홀로 나오고 커트니 러브가 한때 바스키아의 연인이었던
인기가수가 되기 전의 마돈나인듯 얼핏 나오기도 한다.
실제 바스키아보다 주인공 배우가 덜 매력있다는게 이 영화의 큰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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